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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고객 여정이 작동하지 않는 이유는 '평균 고객'을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고객 여정이 작동하지 않는 이유는 '평균 고객'을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고객 여정(customer journey)을 그려두지 않은 조직은 이제 드물다. 그런데 그 지도가 실제 의사결정에 쓰이는 조직은 훨씬 드물다. 대부분은 참고만 한다. 필요할 때 소환되고, 회의가 끝나면 다시 서랍으로 들어간다.

원인을 지도의 완성도에서 찾는 경우가 많다. 대시보드를 다시 만들고, 구간을 더 세분화하고, 데이터를 더 붙인다. 그런데 진짜 원인은 다른 데 있다. 고객의 정의가 모호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사용자 기준에서는'이라는 말

시장이나 고객을 주제로 하는 회의에서 반복되는 표현들이 있다.

  • "현재 유입된 고객 대부분은 괜찮아 보입니다."
  • "그동안의 고객이 보이는 행동 패턴의 전반적 추이와 추세 평균으로 보면 큰 문제는 없어요."
  • "일반적인 사용자 기준에서는…"

이 말들이 공통으로 의미하는 바는 하나다. 우리는 특정한 고객이 아니라 평균적인 고객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평균 고객이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부 공통 행태를 뽑아 고객 특징을 정리하려 애써도 정리되지 않는다. 그렇게 불확실한 고객 개념으로 만든 여정은 계속 추상적으로 남는다. 구성원이 느끼기에 현실감이 떨어지니 관심에서도 멀어진다. 결국 각자 자기가 맡은 구간의 지표만 들여다본다.

여정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다음 질문들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 서비스 내의 이 구간은 어떤 고객이 선호하는 여정인가?
  • 이 단계에서 발생한 불편은 어떤 고객에게 치명적인가?
  • 이 구간에서 나타난 이탈은 주로 어떤 고객으로부터 발생하는가?

답하지 못하면 여정은 '그럴듯한 그림'으로 남는다. 남들도 갖고 있으니 우리도 있어야 하는 요식행위상의 도구라는 뜻이다.

'VIP 고객'이 아니라 '우호적 고객'

그래서 기준을 다시 세워야 한다. 여기서 제시할 만한 개념은 '가치 있는 고객'도 'VIP 고객'도 아닌 우호적 고객이다. 결제 금액이나 속성이 아니라 태도로 정의한 범주다.

우호적 고객은 이런 특징을 보인다.

  • 우리 서비스의 가치를 이해하려는 고객 — 끊임없이 우리를 궁금해한다.
  • 반복 사용하고 스스로 탐색하는 고객 — 제품의 가치를 스스로 재부여하려 움직인다.
  • 문제가 생겨도 즉시 떠나지 않는 고객 — 우선 신뢰하고 기다려준다.
  • 더 깊게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고객 — 여러 사용 방향을 적극적으로 찾는다.

굳이 '고객'이라는 단어를 붙인 이유가 있다. 고객의 사전적 의미는 '다시 또 올 수 있는 손님'이다. 다시 와야 고객이다. 어제까지는 여러 번 왔어도 오늘부터 오지 않을 수 있고, 그 가능성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우호적 고객이 중요한 이유는 단기 매출 기여가 아니다. 다른 부류보다 이탈 가능성이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트래픽과 매출의 최저점을 끌어올리거나 더 내려가지 않게 지지해주는 층이다. 요즘 표현으로는 팬 비즈니스(fan business)라고 부르는 영역이기도 하다. 브랜드가 팬덤을 자산으로 설계하는 문제는 이제 명함보다 채널이 먼저 검색된다 — AI 시대 퍼스널 브랜딩 3가지 조건에서도 같은 구조로 다뤘다.

데이터가 '고객'이 아니라 '사건'으로 쌓여 있다

"그런데 이런 고객을, 우리 데이터로 실제로 구분할 수 있을까?"

이 질문 앞에서 대부분의 조직은 막힌다. 데이터가 없어서가 아니다. 오히려 많다. 문제는 구조다.

전형적인 서비스의 데이터는 이렇게 나뉘어 있다.

  • 유입 경로 — 운영·광고 중인 채널 중 어디서 왔는가
  • 사용 로그 — 실제 사용 시간, 주요 기능의 사용량과 빈도
  • 결제 이력 — 어떤 결제 수단을 썼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
  • 불만 기록 — 어느 단계에서 불편을 겪었고, 조치에 대한 만족도는 어땠는가

이 데이터들이 한 사람의 흐름으로 연결돼 있지 않다. 고객이 하나의 인물(persona)이 아니라 여러 개의 사건으로 쪼개져 있는 것이다. 누가 그 데이터를 발생시켰고 왜 이런 추세가 나오는지 알 수 없다.

그러면 조직도 따라서 쪼개진다. 마케팅에게는 '유입량' 사건, 제품에게는 '사용 시간' 사건, 운영에게는 '불만 건수' 사건이 된다. 각자 자기 지표가 좋은 신호인지 나쁜 신호인지만 판단할 수 있고, 어떤 고객이 우호적인지는 아무도 판단할 수 없다.

금액이 아니라 행동의 흐름으로 나눈다

해법은 관점을 바꾸는 데서 시작한다. 고객을 금액이나 속성으로 나누지 말고, 행동의 흐름으로 구분한다.

모든 서비스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대체로 우호적 고객은 서비스 안에서 비슷한 공통 패턴을 보인다.

  1. 가입 후 스스로 기능을 탐색한다. 서비스가 가진 기능들을 파악하고 각 기능의 우수성을 나름대로 검증한다. 어떻게 쓸 수 있는지 알아가려 한다.
  2. 검증된 일부 기능을 일정 기간 이상 반복 사용한다. 기능 검증이라기보다 종합적 사용성에 대한 검증에 가깝다.
  3. 불편을 겪어도 바로 이탈하지 않는다. 개선의 여지가 있음을 인식하고 불편을 이야기한 뒤 개선 상태를 확인한다.

중요한 건 이 패턴들이 감이 아니라 이미 보유한 데이터로 관찰 가능한 신호라는 점이다. 개별 사건 데이터를 사람 단위로 이어붙이기만 하면 된다.

먼저 할 일은 '고객 그룹 나누기'

그다음 순서는 세그먼트다. 단순히 지불 금액과 이용 기간으로 나누는 게 아니라 사용 목적과 서비스 내 사용 행태로 나누는 데서 시작한다.

어떤 특징과 성향을 가진 고객이 가장 우호적인지 정의하고, 그렇게 분류된 그룹이 서비스에 얼마나 만족하는지 연결한다. 그리고 이들과 더 오래 거래하기 위해 비용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쓰고 있는지, 반대로 고객도 적절한 비용으로 자기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지를 견줘본다. 그래야 거래가 지속되고 관계가 유지된다.

여기서 답해야 할 질문은 하나다. "우리는 누구를 계속 붙잡아야 하는 서비스인가?"

이 질문 없이 내려지는 결정은 언제나 불확실한 평균을 기준으로 움직인다. 평균 기준의 결정은 어떤 누구에게도 확실한 만족을 주지 못하고, 누구를 위한 결정인지 불명확하니 아무도 책임질 수 없는 구조가 된다. 겉으로는 가장 안전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장 무책임한 결정이다. 악화되면 지금 남아 있는 우호적 고객이 더 빨리 떠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자가 점검 체크리스트

여정이 의사결정 도구로 작동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다섯 문항이다.

  • 서비스 내 사용자를 여러 고객 그룹으로 분리해 관찰하고 있는가?
  • 그중 어떤 행태를 보이는 고객을 우호적 고객으로 보고 있는가?
  • 우호적 고객을 기준으로 핵심 고객 여정을 그리고 있는가?
  • 그 고객은 우리가 가진 데이터로 실제로 구분 가능한가?
  • 우호적 고객을 중심으로 중요한 의사결정을 추진하고 있는가?

다섯 문항에 답할 수 있을 때 고객 여정은 비로소 결정의 근거가 된다. 성과 지표를 브랜드 관점에서 다시 읽는 문제에 관심이 있다면 올리브영 리테일미디어를 브랜드 입장에서 다시 읽는다 — ROAS 1,000%가 답하지 않는 질문도 같은 결의 문제를 다룬다.

자주 묻는 질문

고객 여정을 그려놨는데 왜 의사결정에 쓰이지 않나?

지도의 완성도가 아니라 기준의 문제인 경우가 많다. 고객 정의가 모호한 상태에서 그린 여정은 '평균 고객'을 전제하게 되는데, 평균 고객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여정도 계속 추상적으로 남는다. 결과적으로 구성원은 자기 구간 지표만 보게 된다.

'우호적 고객'과 'VIP 고객'은 어떻게 다른가?

VIP는 결제 금액이나 속성으로 정의되고, 우호적 고객은 태도와 행동으로 정의된다. 가치를 이해하려 하고, 반복 사용하며 스스로 탐색하고, 문제가 생겨도 즉시 떠나지 않고, 더 깊게 쓸 가능성이 있는 고객이다. 이탈 가능성이 낮아 매출의 저점을 지지한다.

우호적 고객을 데이터로 어떻게 구분하나?

금액이나 속성이 아니라 행동의 흐름으로 나눈다. 가입 후 스스로 기능을 탐색하고, 핵심 기능을 일정 기간 이상 반복 사용하며, 불편을 겪어도 바로 이탈하지 않고 개선 상태를 확인하는 패턴이다. 다만 유입·사용·결제·불만 데이터가 사람 단위로 연결돼 있어야 관찰 가능하다.

원문 출처: 모비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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