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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 리테일미디어를 브랜드 입장에서 다시 읽는다 — ROAS 1,000%가 답하지 않는 질문

올리브영 리테일미디어를 브랜드 입장에서 다시 읽는다 — ROAS 1,000%가 답하지 않는 질문

2026년 8월 4일 맥스서밋 무대에 올리브영의 리테일미디어 담당 두 명이 올랐다. 온·오프라인 리테일미디어 사업 총괄과, 광고 상품 기획 및 1P 데이터 성과 측정 담당이다. 슬라이드에 오른 숫자는 단정했다.

  • 월간 활성 사용자 1,000만 명
  • 오프라인 매장 1,390개
  • 구매·검색·행태를 담은 1P 데이터 2,000만 건
  • 2025년 마감 기준 온사이트 광고 ROAS 1,000%
  • 리테일미디어 경유 주문액 2025년 2,300억 원 → 2026년 목표 6,000억 원

지난해가 사업성 검증이었다면 올해는 확장과 고도화의 해라는 설명이다.

발표를 관통한 문장, 그리고 뒤집어 읽기

발표 전체를 관통한 문장은 이랬다. "측정할 수 없는 매체는 아무리 좋아도 두 번째 집행부터 망설이게 된다." 그래서 매체를 늘리는 일만큼 통합 어트리뷰션을 중요하게 본다고 했다.

옳은 진단이다. 다만 같은 문장을 뒤집어 읽을 수도 있다. 측정되기 시작하면 브랜드는 집행을 멈추기 어려워진다.

유통사에게 준 네 가지 조언

세션에서 가장 값진 대목은 상품 소개가 아니라 후발 주자에게 건넨 조언이었다. 교과서적 정리보다 시행착오를 겪은 쪽이 추린 목록에 가까웠다.

① 밸런싱. 리테일의 본질은 고객이 사고 싶은 상품과 좋아하는 브랜드가 그 자리에 있는 것이고, 그래야 광고 사업도 가능하다. MD가 상품을 밀기 위해 쓰는 구좌형 광고와 수익화 목적의 RMN 광고는 성격이 다르므로, 두 비중을 전략적으로 먼저 판단해야 한다.

② 데이터. 2,000만 회원 데이터가 있어도 전부 쓸 수는 없다. 광고 사업 활용에는 그에 맞는 약관이 있어야 하고, 약관 안에서도 별도 동의 절차가 필요하다.

③ 순서. 제반 사항을 갖췄더라도 내부 역량만으로 곧장 시작하기는 어렵다. 외부 파트너와 시작해 정량 지표를 점검하고 PoC를 거친 뒤 내재화를 도모하라는 권고다.

④ 조직. 테크와 컨설팅 조직만 떠올리기 쉽지만 정보보안과 법무의 역할이 그에 못지않다. 사업 초기부터 TF든 교차기능팀이든 협업 구조를 먼저 만들어 둬야 한다.

네 가지 모두 유통사 입장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조언이다. 그런데 철저히 파는 쪽의 관점으로 정리돼 있다. 광고비를 내는 브랜드가 같은 사업을 보면 질문 목록이 달라진다.

파이를 키우는가, 나누는가

인스토어 미디어의 강점은 명확하다. 체류 시간, 구매 근접성, 체험 가능성, 상권 데이터. 구매 직전 노출에서 결제까지 이어지는 동선은 매체로서 치명적인 매력이다.

동시에 치명적인 한계다. 방문객 수와 지출 규모가 이미 제한된 상황에서, 결제 직전의 광고가 바꾸는 것은 시장 총량이 아니라 브랜드 간 배분이다. A 브랜드가 노출을 선점하면 B의 몫이 줄고, B가 상쇄 광고를 집행하면 판세는 원점으로 돌아간다. 달라진 것은 양사가 더 쓴 광고비뿐이다.

이 구조는 배달 플랫폼에서 이미 확인됐다. 노출 순위가 광고 중심으로 개편되자 점주들은 도태를 막기 위해 광고를 사야 했다. 광고주가 영세 자영업자든 기업 브랜드든, 노출이 광고비에 종속되는 순간 광고는 성장 투자가 아니라 방어 비용이 된다.

미입점 브랜드에게 지면을 판다는 계획

총괄은 예정에 없던 이야기라며 계획 하나를 꺼냈다. 삼성전자, LG전자, 넷플릭스처럼 올리브영에 입점하지 않은 브랜드에도 매장 광고를 팔겠다는 것이다. 밖에서 돈을 끌어오니 제로섬이 풀리는 것처럼 들린다.

그런데 이 계획은 같은 무대의 다른 설명과 정면으로 부딪힌다. 이 사업의 프리미엄은 구매 의도를 가진 고객이 방문하는 채널이라는 데서 나온다고 했다. 코어 슬라이드에는 "광고를 실을 곳이 아니라 광고를 보고 구매할 사람이 있는 곳"이라고 적혀 있었다.

뷰티와 헬스 상품을 사러 온 고객에게 냉장고와 스트리밍 구독을 노출하는 순간, 그 프리미엄의 근거가 사라진다. 남는 것은 목 좋은 자리에 사람이 많이 지나간다는 사실뿐이고, 그건 이 회사가 스스로 한계로 지목한 일반 옥외광고의 논리와 같다.

측정도 같은 문제에 걸린다. 올리브영 DOOH의 차별점은 회원 데이터로 매장별·시간대별 오디언스를 특정하고 노출에서 POS 구매까지 이어 측정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올리브영에서 팔지 않는 상품에는 이 측정이 성립하지 않는다. 미입점 브랜드에게 파는 지면은 유일한 차별점이 빠진 지면이 된다.

지면의 출처도 문제다. 매장 안 화면 수와 고객의 주의는 유한하다. 외부 브랜드 광고가 들어오면 입점 브랜드가 쓸 자리는 줄어든다. 밖에서 파이를 키우는 대가로 안에서는 경쟁이 빡빡해진다.

ROAS 1,000%: 귀속과 증분의 차이

ROAS 1,000%는 강한 숫자다. 그러나 이 지표가 답하는 질문은 광고를 본 사람이 얼마를 샀느냐이지, 광고가 없었다면 사지 않았을 사람이 얼마나 되느냐가 아니다. 앞을 귀속(attribution), 뒤를 증분(incrementality) 이라 부른다.

리테일미디어에서 둘의 간극이 특히 크게 벌어지는 이유는 이 매체의 자랑거리와 정확히 겹친다. 강점이 '구매 의도를 가진 고객이 방문하는 채널'이라면, 그 고객은 광고가 없었어도 상당수가 샀을 고객이다. 사려고 앱을 켠 사람에게 그 상품을 보여주고 성과를 귀속시키면 ROAS는 높게 나온다. 매체가 정직해서가 아니라 측정 지점이 결제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건 올리브영만의 문제가 아니라 리테일미디어 전반의 구조적 특성이다. 그래서 세 번째 숙제로 제시된 MMM(미디어 믹스 모델링) 이 중요해진다. 개별 클릭을 좇는 대신 매체별 기여를 통계적으로 분리하는 접근이라 귀속과 증분의 간극을 좁히는 데 쓰인다. 발표에서 MMM은 구축 예정 단계로 표기됐고, 통합 어트리뷰션과 오프라인 구매 전환은 구축 중이다.

DOOH 비교 슬라이드의 괄호

비교 슬라이드는 솔직했다. 일반 옥외광고는 유동인구 추정치로 과금하고, 누가 봤는지 알 수 없고, 구매와 연결할 수 없고, 크리에이티브가 고정돼 있다. 반면 올리브영은 회원 데이터로 오디언스를 특정하고 노출에서 POS 구매까지 측정하겠다고 했다.

여기에 괄호가 하나 붙어 있었다. 도입 예정.

즉 지금 판매되는 것은 측정된 성과가 아니라 측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인스토어와 옥외를 묶은 패키지는 이미 팔고 있고 프로그래매틱 전환은 내년 목표다. 브랜드가 지금 던져야 할 질문은 단순하다. 측정이 붙기 전까지 이 지면의 단가는 무엇을 근거로 매겨졌는가.

화면 자체의 비용도 있다. 매장 안 디스플레이가 늘면 전력과 발열, 냉방 부하와 유지보수가 따라온다. 이 부담은 광고주도 브랜드도 아닌 매장이 진다. 중심 상권 대형 매장에서는 흡수되겠지만 모든 점포가 같은 조건은 아니다.

그래서 브랜드가 던질 세 가지 질문

사업 방향 자체를 의심할 이유는 없다. 고객이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데 광고와 성과 측정만 한쪽에 갇혀 있는 것은 오래된 결함이고, 올리브영은 그 결함을 정면으로 붙들었다. 퍼포먼스 마케터 시절 반쪽짜리 성과 리포트를 만들며 아쉬웠다는 발언은 실무자라면 아는 감각이다.

다만 결론 슬라이드의 문장은 곱씹을 필요가 있다. "좋은 브랜드와 좋은 제품만 있으면 나머지는 올리브영의 RMN이 한다." 자신감의 표현이지만, 브랜드 입장에서는 나머지를 어디까지 맡길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되돌아온다. 채널과 데이터와 측정을 한 사업자가 모두 쥐면, 그 측정 결과를 검증할 제3의 기준은 어디에 둘 것인가.

정리하면 브랜드 마케터가 챙길 질문은 셋이다.

  1. 이 광고가 없었다면 오지 않았을 매출이 얼마인가.
  2. 우리가 사지 않으면 경쟁 브랜드가 그 자리를 가져가는 구조인가, 아니면 시장 자체가 커지는 구조인가.
  3. 성과를 측정하는 주체와 광고를 파는 주체가 같을 때, 우리는 무엇으로 그 숫자를 대조할 것인가.

유통사에게 던진 네 가지 조언만큼, 광고비를 내는 쪽에도 준비할 목록이 있다.

플랫폼 노출 정책이 성과와 신뢰 신호 쪽으로 이동하는 흐름은 구글이 '제한적 광고 게재' 정책을 전 광고로 확대한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

올리브영 RMN의 주요 지표는 무엇인가요?

월간 활성 사용자 1,000만 명, 오프라인 매장 1,390개, 1P 데이터 2,000만 건, 2025년 마감 기준 온사이트 광고 ROAS 1,000%입니다. 리테일미디어 경유 주문액은 2025년 2,300억 원에서 2026년 6,000억 원을 목표로 합니다.

ROAS 1,000%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요?

이 지표는 광고를 본 사람이 얼마를 샀는지(귀속)를 답하지, 광고가 없었다면 사지 않았을 매출이 얼마인지(증분)를 답하지 않습니다. 구매 의도를 가진 고객이 많은 채널일수록 두 값의 간극이 커집니다.

리테일미디어의 제로섬 구조란 무엇인가요?

방문객 수와 지출 규모가 제한된 상황에서 결제 직전 광고는 시장 총량이 아니라 브랜드 간 배분을 바꿉니다. 경쟁사가 상쇄 광고를 집행하면 판세는 원점으로 돌아가고 양사의 광고비만 늘어납니다.

미입점 브랜드 대상 광고 판매의 문제는?

올리브영에서 팔지 않는 상품은 노출에서 POS 구매로 이어지는 측정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이 사업의 유일한 차별점이 빠진 지면이 되고, 매장 내 화면과 고객 주의가 유한해 입점 브랜드의 자리도 줄어듭니다.

원문 출처: 모비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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