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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저는 손들고 하는 마케터예요" — 커리어를 넓힌 사람의 6가지 태도

"저는 손들고 하는 마케터예요" — 커리어를 넓힌 사람의 6가지 태도

한 회사에 오래 있자니 좁아지는 것 같고, 새 분야로 옮기자니 통할지 불안하다. 마케터 커리어를 고민할 때 늘 나오는 이 질문에, 호텔에서 시작해 F&B·뷰티·컨설팅을 거쳐 설빙 마케팅 본부장이 된 계윤숙님은 한 문장으로 답했다. "저는 손들고 하는 마케터예요."

1. 커리어는 손드는 순간부터 넓어진다

첫 직장은 더 플라자 호텔이었다. 컨시어지와 프런트로 시작해 1년 반쯤 뒤 호텔 PR을 맡았다. 기사를 쓰고 멤버십 매거진을 만들고 호텔 안에 들어가는 카피까지 직접 썼다. 마케터로서 콘텐츠를 만든 첫 경험이었다.

당시 호텔에는 브랜딩·마케팅 직무가 뚜렷하지 않았다. 누가 해야 할지 모호한 일이 생기면 계윤숙님은 손을 들었다. "제가 한번 해보겠습니다." 그렇게 파티를 기획하고 이벤트와 프로모션을 만들고 웨딩홀·스파·레스토랑 리뉴얼에 참여했다. 커리어의 확장은 잘 정리된 직무기술서 안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이건 누가 하지?" 싶은 일 앞에서 한 번 손드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2. 갈림길에서는 회사가 아니라 방향을 본다

가장 큰 전환점은 호텔에서 CJ로 옮긴 일이다. 호텔은 안정적이었고 주변에서도 말렸다. 계윤숙님이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은 이것이었다. 나는 호텔리어로 성장하고 싶은가, 마케터로 성장하고 싶은가. 답이 마케터였기에 CJ푸드빌을 택했고, 이후 뚜레쥬르·투썸플레이스·비비고의 굵직한 프로젝트를 경험했다.

핵심은 회사를 보고 옮긴 게 아니라 기준이 먼저 있었다는 점이다. 커리어 전환은 다른 회사로 가는 일이 아니라, 어떤 사람으로 성장할지 정하고 그 방향에 맞는 불편한 선택을 하는 일이다.

3. 모르면 찾아가서 배운다

CJ에서 맡은 브랜드는 뚜레쥬르였다. 빵을 특별히 좋아하지도, 베이커리 전문가도 아니었다. 그래서 R&D실을 찾아가고 공장에 가고 책과 잡지를 보며 빵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커피·케이크·MD 상품이 어떻게 기획되는지 배웠다. 이니스프리에서는 성분과 업계 용어를 다시 배웠다. '무기자차 선크림'을 처음 듣고 차 종류인가 생각했을 만큼 낯선 세계였다. 설빙에서는 전 메뉴를 먹어보고 레시피를 외우고 매장에서 고객과 직원을 관찰했다.

커리어를 넓히는 사람은 모르는 분야에서 아는 척하는 사람이 아니라 다시 배우는 사람이다.

4. 폼나는 일보다 '업의 밑단'

배움은 멋진 캠페인이나 그럴듯한 기획서만을 뜻하지 않는다. 호텔에서는 룸서비스·하우스키핑·콜센터를 경험했고, 침대 정리가 얼마나 힘든지 알게 된 것이 호텔이라는 업을 이해하는 바탕이 됐다. CJ에서는 매장이 생기면 한 달 가까이 머물며 시간대별로 어떤 빵이 비는지, 아침에는 누가 오는지 관찰했다.

계윤숙님은 F&B 마케팅에서 메뉴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좋은 메뉴가 있어야 하고 그 안에 브랜드 정체성이 담겨야 한다. 비비고 만두가 잘된 이유도 만두 시장에 들어갔기 때문이 아니라, 고기의 식감과 재료 차별화, 한식에 대한 이해로 기존 저가형과 다른 기준점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5. 오래가는 브랜드에는 시그니처가 있다

굽네에는 고추바사삭, 설빙에는 인절미빙수, 교촌에는 간장치킨, BBQ에는 황금올리브, BHC에는 뿌링클이 있다. 오래가는 F&B 브랜드에는 많이 팔리는 상품이 아니라 정체성을 담은 메뉴가 있다. 단일 메뉴 브랜드가 살아남기 어려운 시장에서 설빙이 10년 넘게 유지된 것도 "설빙 하면 인절미빙수"라는 연결 덕이다.

마케터에게도 자신을 설명해 주는 시그니처가 필요하다. 여러 산업을 경험해도 그것들을 하나로 묶는 중심이 없으면 커리어는 넓어지는 게 아니라 흩어진다.

6. 리뉴얼은 과거를 지우는 일이 아니다

계윤숙님은 현재 설빙에서 브랜드의 강점을 다시 꺼내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조사해 보니 설빙에 붙은 키워드는 빙수·인절미 같은 기능적 단어에 몰려 있었고 정서적 무드는 약했다. 그래서 매장에서 본 장면에 주목했다. 10대부터 60대까지 함께 있고, 조용한 카페와 달리 대화가 오가고, 달콤한 메뉴 앞에서 대부분 행복해 보였다. 거기서 나온 키워드가 '행복'과 '소셜한 브랜드'였다.

여기서 강조한 원칙이 인상적이다. 리뉴얼할 때 과거를 부정하지 말 것. 새로 온 사람이 흔히 기존의 것을 낡았다고 보고 이전 시도를 모두 부정하지만, 오래 살아남은 브랜드에는 살아남은 이유가 있다. 리뉴얼은 과거를 지우는 일이 아니라 이미 잘해온 것을 다시 발견해 더 잘 보이게 만드는 일이다. 설빙이 고객의 시간을 어떻게 설계하는지는 설빙과 테라로사가 파는 건 시간이다 — AI 시대 브랜드 경쟁력의 조건에서도 볼 수 있다.

리더는 사람을 성장시키는 사람

이니스프리에서 처음 조직을 이끌며 알게 된 건, 내가 일을 잘하는 것과 사람들이 함께 성과를 내게 만드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라는 점이었다. 이후 굽네와 설빙을 거치며 중요해진 리더십은 후배가 성장하고 좋은 성과를 만들도록 돕는 것, 심지어 더 좋은 회사로 옮길 만큼 실력을 쌓게 돕는 것이었다.

정리하면 이렇다. 커리어를 넓히는 사람은 완벽히 준비된 사람이 아니라, 모르는 일 앞에서 "제가 한번 해보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배우고 묻고 현장에 가고 끝까지 해보는 사람이다. 개인의 감각을 반복 가능한 절차로 바꾸는 방법은 기획자와 디자이너를 위한 'Skill' — 개인의 감각을 반복 가능한 절차로에서 이어서 볼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

마케터 커리어는 어떻게 넓어지나요?

회사를 많이 옮긴다고 넓어지지 않습니다. 누가 할지 모호한 일에 먼저 손들고, 낯선 산업에서 다시 배우고, 새 판에서 자신을 증명할 때 조금씩 넓어집니다.

새 산업으로 이직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요?

이미 아는 것을 꺼내 쓰기보다 그 업을 새로 배우는 것입니다. R&D·공장·매장 같은 현장을 찾아가고, 제품과 고객을 직접 관찰하는 밑단의 경험이 바탕이 됩니다.

브랜드 리뉴얼에서 가장 흔한 실수는 무엇인가요?

새로 온 사람이 기존 자산을 낡았다고 보고 이전 시도를 모두 부정하는 것입니다. 리뉴얼은 과거를 지우는 일이 아니라 이미 잘해온 것을 다시 발견해 더 잘 보이게 만드는 일입니다.

원문 출처: 모비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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