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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빙과 테라로사가 파는 건 시간이다 — AI 시대 브랜드 경쟁력의 조건

설빙과 테라로사가 파는 건 시간이다 — AI 시대 브랜드 경쟁력의 조건

AI는 고객의 탐색·비교·구매 시간을 줄이고, 마케터의 리서치·기획·제작 시간도 줄인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커피 한 잔을 위해 먼 곳을 찾아가고 빙수를 먹으려 줄을 선다. MAX SUMMIT 2026에서 공유된 설빙과 테라로사의 이야기는 AI 시대 브랜드 경쟁력이 시간 절약이 아니라 시간의 전환에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고객이 기꺼이 시간을 건네게 만들고, 그 시간을 기억에 남는 경험으로 돌려주는 능력이다.

설빙: 매장을 미디어로 본다는 말의 의미

설빙은 오프라인 매장을 판매 채널이자 하나의 미디어로 취급한다. 매장 안의 메뉴·인테리어·서비스는 각각의 콘텐츠지만, 설빙이 신경 쓰는 건 개별 요소의 완성도가 아니라 "고객의 기억에 어떤 장면이 남는가"다.

신메뉴 커뮤니케이션도 재료의 질감과 맛만 보여주지 않는다. 고객이 언제, 누구와, 어떤 상황에서 이 빙수를 먹을지를 상상하며 설계한다. 빙수는 여러 사람이 하나를 나눠 먹는 메뉴이므로, 제품 정보가 아니라 한 테이블에 머물며 대화가 이어지는 장면이 브랜드의 자산이 된다.

이 관점에서 매장은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 아니다. 고객이 들어와 메뉴를 고르고, 나눠 먹고, 나가기까지의 과정 전체가 콘텐츠다. 오프라인 미디어를 설계하는 마케터는 고객이 볼 이미지와 문구뿐 아니라 공간 안에서 하게 될 행동까지 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테라로사: 불편을 탐색으로 바꾸는 설계

테라로사는 사람들이 카페를 찾는 이유를 커피의 맛으로만 보지 않았다. 카페는 취향을 확인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곳이며, 혼자 있을 때도 주변의 소음과 움직임을 통해 어딘가에 속해 있다는 안정감을 얻는 공간이다.

여기에 테라로사는 탐색의 즐거움을 더한다. 눈에 잘 띄지 않는 간판, 오래된 앤티크 의자, 굽이진 동선 끝에서 발견하는 창. 고객은 커피를 받기 전부터 입구를 찾고 공간을 둘러보며 자신만의 요소를 발견하는 과정에 참여한다. 정보가 빠르게 소비되는 환경에서 이 낯섦은 오히려 주의를 붙잡는다.

물론 모든 불편이 경험이 되지는 않는다. 고객이 감수한 수고가 브랜드 철학과 연결될 때만 의미가 생긴다. 테라로사의 동선과 오래된 가구는 '커피를 위한 공간'이라는 철학 안에서 일관되기 때문에 낯섦이 취향의 설명 장치로 작동한다.

좋은 질문과 Not To-do List

두 브랜드가 공통으로 강조한 건 기준이었다. 설빙은 AI 시대에 사람이 맡을 역할로 '좋은 질문'과 '망설임'을 꼽았다. 기획을 끝낸 뒤 고객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처음 보는 사람도 의도를 이해할지 한 번 더 검토하는 과정이다. 테라로사는 마케팅을 '맥락을 찾는 일'로 설명했다. 같은 전략도 시기·장소·고객 상황에 따라 다르게 작동하므로, AI가 내놓은 답이 지금의 브랜드와 고객에게 맞는지 판단해야 한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설빙의 운영 원칙이다. 새 메뉴와 전략을 짤 때 To-do List보다 Not To-do List를 더 중요하게 본다. 여러 토핑과 소스가 층층이 쌓여 마지막까지 풍성한 맛을 내는 것이 설빙다움이라고 정의하고, 빙수를 단순하게 만들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킨다. 트렌드가 바뀌어도 브랜드가 흔들리지 않게 잡아 주는 건 하지 않기로 한 목록 쪽이다.

실무로 옮기면

AI가 만들어내는 선택지가 늘어날수록 판단 기준이 병목이 된다. 기준이 없는 팀은 생성물의 양에 압도되고, 기준이 있는 팀은 같은 도구로 더 빨리 걸러낸다. 캠페인 기획서를 열 때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옆에 "고객은 우리 브랜드에서 어떤 시간을 보내게 되는가"를 나란히 적어 두면, 생성형 도구가 쏟아낸 안 중에서 무엇을 버릴지가 훨씬 빨리 결정된다.

이는 조직의 문제이기도 하다. 도구만 도입하고 판단 구조를 그대로 두면 결과가 바뀌지 않는 이유는 AI는 도입했는데 조직은 그대로인 이유 — DX 위에 얹는 AX의 조건에서 다뤘다. 고객 경험을 바꾸는 작은 언어 선택의 힘은 '못난이 사과'를 '보조개 사과'로 — 이름 하나가 전환율을 바꾼 UX 사례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

AI 시대에 브랜드 경쟁력은 어디에서 생기나요?

고객의 시간을 줄여 주는 데서가 아니라, 고객이 기꺼이 시간을 쓰고 싶게 만들고 그 시간을 기억에 남는 경험으로 돌려주는 데서 생깁니다. 설빙은 나눠 먹는 장면을, 테라로사는 공간을 탐색하는 시간을 그 자산으로 만들었습니다.

'매장을 미디어로 본다'는 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는 건가요?

고객이 볼 이미지와 문구만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매장에 들어와 메뉴를 고르고 나눠 먹고 나가기까지의 행동 전체를 콘텐츠로 설계하는 것입니다.

Not To-do List는 왜 중요한가요?

하지 않기로 한 목록이 브랜드다움을 지키는 기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설빙은 '빙수를 단순하게 만들지 않는다'는 원칙으로 트렌드가 바뀌어도 일관성을 유지합니다.

원문 출처: 모비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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