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앤 테일러가 9년 만에 브랜드 리론칭을 걸었다 — 광고보다 뉴스레터가 먼저였다
앤 테일러가 2017년 이후 첫 통합 캠페인 '디스 이즈 앤'으로 브랜드 리론칭에 나섰다. 서브스택 뉴스레터로 6개월 먼저 데운 순서가 핵심이다.

아침 카페, 주말 영화관, 병원, 관공서, 무인 편의점. 어디를 가든 가장 먼저 마주하는 네모난 화면이 키오스크다. 키오스크 UX는 이제 매장 경험의 첫 접점이자, 어떤 사람에게는 입구를 막아서는 장벽이 됐다.
키오스크(KIOSK)는 정자(亭子)를 뜻하는 페르시아어 '쿠슈크(Kūshk)'에서 왔다. 13세기 궁전 정원에 세워진 개방형 공간이었고, 유럽으로 건너가 신문·음료를 파는 간이매점이 됐다가, 현대에 무인 단말기의 이름으로 정착했다. 원래는 사방이 트여 누구나 접근하고 쉴 수 있는 열린 공간이었다는 뜻이다.
도입 초기 키오스크는 매력적인 혁신이었다. 인건비를 줄이려는 공급자, 비대면을 원하는 소비자, 주문 오류를 줄이려는 양쪽의 니즈가 맞아떨어졌고 팬데믹을 지나며 주류가 됐다. 문제는 이 전환이 모두에게 평등하지 않다는 점이다.
노인은 작은 글씨와 복잡한 화면 전환에서 막히고, 어린이는 결제 단계에서 막히며, 휠체어 이용자는 화면 높이 때문에 조작 자체가 어렵다. 시각장애인에게 터치스크린은 보이지 않는 벽이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접근성 이전에 '실수에 대한 불안'이다. 사람에게 주문할 때는 모르면 물어볼 수 있지만, 기계 앞에서는 틀린 책임까지 사용자 몫이 된다. 잘못 눌렀을 때 취소하는 법, 이전 화면으로 돌아가는 법, 결제가 됐는지조차 헷갈리는 순간이 잦고, 뒤에 선 사람들의 시선이 압박을 키운다. 키오스크가 주문 기계가 아니라 "내가 디지털 사회에 잘 적응하고 있는지 매번 평가받는 기계"가 됐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아이러니는 기능을 더 넣을수록 좋은 서비스라고 믿는 설계 관행이다. 추천 메뉴, 멤버십 가입, 사이드 업셀링, 리뷰 이벤트. 화면이 화려해질수록 사용자는 길을 잃는다. 좋은 UX는 사용자를 똑똑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고민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많은 키오스크가 첫 화면부터 배너·팝업·가입 유도·사이드 메뉴 제안을 한꺼번에 쏟아낸다. 사용자가 첫 화면에서 원하는 건 하나다. 내가 찾는 메뉴를 빨리 찾는 것.
'매장 이용'과 '포장'을 가장 먼저 크게 보여주고, 메뉴 선택 → 옵션 선택 → 결제까지 흐름이 끊기지 않아야 한다. 사용자는 앱을 탐험하러 온 게 아니라 거래를 하러 온 사람이다.
고령 사용자는 버튼이 작아서보다 "잘못 누를까 봐" 더 긴장한다. 버튼은 충분히 크고 간격이 넓어야 하며, 담아둔 메뉴를 한 번에 날리는 '전체 취소'와 '결제하기'가 나란히 붙어 있는 구조는 그 자체로 공포다.
"추가 옵션 선택", "세트 변경", "토핑 커스터마이징" 같은 시스템 용어보다 "음료를 추가할까요?", "감자튀김 크기를 바꿀까요?"가 훨씬 직관적이다. 좋은 UI는 사용자가 설명서를 읽게 만들지 않는다.
하드웨어 접근성도 함께 가야 한다. 휠체어 이용자의 시선에 맞춘 화면 각도, 어린이 손이 닿는 결제 위치,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 안내와 이어폰 연결. 다만 완벽한 기술보다 중요한 건 선택권이다. 모든 사람에게 디지털 방식만 강요하는 순간, 기술은 편리함이 아니라 배제의 도구가 된다. 일부 매장이 키오스크 옆에 직원 주문 포스를 함께 열어두는 이유가 여기 있다.
핵심은 디지털 전환(Transformation)이 아니라 디지털 배려(Care)다. 최신 기술을 빽빽하게 채운 기계가 좋은 기계가 아니라, 처음 보는 사람도 설명 없이 목적을 달성하게 돕는 기계가 좋은 기술이다. 이름과 문구 하나가 사용자의 판단을 바꾸는 사례는 '못난이 사과'를 '보조개 사과'로 — 이름 하나가 전환율을 바꾼 UX 사례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작은 글씨나 복잡한 화면 전환도 문제지만, 가장 큰 부담은 '실수에 대한 불안'입니다. 잘못 눌렀을 때 되돌리는 방법이 불분명하고 뒤에서 기다리는 시선이 압박을 키웁니다.
첫 화면 정보 줄이기, 질문 최소화, 결제와 전체 취소 버튼 사이 간격 확보, 시스템 용어 대신 대화형 마이크로카피 사용 네 가지입니다.
아닙니다. 화면 각도·결제 위치·음성 안내 같은 하드웨어 배려와 함께, 직원 주문 같은 비디지털 선택지를 남겨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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