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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6년째 같은 노래를 쓰는 브랜드 — 여기어때가 증명한 브랜드 자산의 복리

6년째 같은 노래를 쓰는 브랜드 — 여기어때가 증명한 브랜드 자산의 복리

이 글은 MAX Summit 2026에서 진행된 여기어때 강석원 팀장의 세션을 정리한 참관기의 논지를 재구성한 것이다.

마케터는 대개 이 질문부터 던진다. "이번에는 무엇이 새로울까?" 특히 AI가 수많은 콘텐츠와 아이디어를 빠르게 만들어 내는 시대에는,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것을 만들어야 살아남는다고 여기기 쉽다.

그런데 여기어때는 6년째 같은 노래를 쓰고 있다. 매번 새로운 것을 만들기보다 이미 가진 것을 반복하고, 그 안에서 조금씩 변화를 준다.

혹시 '계속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AI처럼 생각하는 방식은 아닐까.

여행 플랫폼은 왜 브랜드가 되기 어려운가

여행을 준비할 때 사람들은 여러 플랫폼을 비교한다. 같은 호텔이라도 어디가 더 저렴한지, 쿠폰은 어디가 많은지, 예약 과정은 어디가 편한지 꼼꼼히 따진다.

재미있는 지점이 여기 있다. 그렇게 많은 고민을 하면서도 "어떤 여행 플랫폼을 좋아하느냐"는 질문에는 선뜻 답하지 못한다.

이유는 구조적이다.

  • 여행 플랫폼은 제품과 같은 물성이 없다
  • 특정 플랫폼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독점 상품도 많지 않다
  • 그래서 소비자는 브랜드 자체를 좋아하기보다 '편해서', '혜택이 괜찮아서' 이용한다

여행 자체는 고관여 영역인데 여행 플랫폼에 대한 충성도는 낮다. 예약 과정이 불편하거나 더 좋은 혜택을 발견하면 소비자는 쉽게 옮겨 간다.

기능이나 혜택으로 차별화하기 어려운 브랜드가 기억에 남는 방법. 여기어때가 찾은 답은 브랜드 자산을 쌓는 것이었다.

6년째 같은 노래를 쓰는 이유

여기어때의 대표 브랜드 자산은 '여행할 때 여기어때'라는 메시지와 여기어때 송이다. 6년째 이어 오고 있다.

같은 노래를 6년 쓰면 정체된 것처럼 보이지 않을까. 그런데 설명은 달랐다. 여기어때 내부에서도 매번 여기어때 송을 쓰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다.

매번 확인한다.

  • 소비자가 피로감을 느끼지는 않는지
  •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여전히 경쟁력이 있는지
  • 브랜드 인덱스 조사에서 소비자 반응은 어떤지

익숙하니까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매번 검증한 뒤 유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여기어때가 원하는 것은 명확하다. 사람들이 여름에 여기어때 송을 들었을 때 '휴가철이 왔구나'라고 느끼는 순간.

세션에서 브랜드 자산을 **'좋은 사골'**에 비유한 대목이 인상적이었다. 여러 번 우려도 계속 맛을 내는 사골처럼, 좋은 브랜드 자산은 반복해서 사용해도 계속 힘을 낸다.

반복되는 광고는 흔히 '똑같은 광고를 또 한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소비자의 머릿속에 특정 브랜드를 떠올리게 하는 장치가 쌓이고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새로운 것을 계속 보여 주는 것보다, 같은 것을 얼마나 잘 기억하게 할 것인가가 더 중요할 때가 있다.

일관성은 똑같이 하는 것이 아니다

여기어때가 6년 동안 똑같은 광고만 반복한 것은 아니다.

유지한 것: '여행할 때'라는 메시지, 여기어때 송이라는 중심 브랜드 자산

바꾼 것: 모델, 여행지, 캠페인 콘셉트와 장르

  • 해외여행 서비스를 본격 선보일 때는 외국인 모델 활용
  • 해외여행 수요가 커진 시기에는 여행 예능 출연자 기용
  • 겨울에는 식도락 여행이라는 소비자 관심사 반영
  • 최근에는 콘텐츠를 통해 여행지 관심이 높아지는 흐름을 보고 국내 여행 집중 캠페인

가장 흥미로운 변주는 올해 캠페인이다. 여기어때 송을 쓰면서도 예전처럼 처음부터 노래를 들려주지 않고, 시작 후 약 10초가 지나서야 등장하도록 했다. 같은 자산을 쓰면서 활용 방식을 바꾼 것이다.

결국 지키고 있는 것은 모든 것을 똑같이 하는 게 아니다. 브랜드가 기억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유지하고, 소비자 관심과 시장 상황에 따라 바꿔야 하는 것은 바꾸는 것.

마케팅에서 '일관된 브랜딩'과 '새로운 시도'는 자주 반대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기존 자산을 활용하면 안전하지만 식상해 보일 수 있고, 완전히 새로운 것을 시도하면 신선하지만 기존 브랜드와 연결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알고 있다면, 무엇을 바꿀지도 더 명확해진다.

브랜드는 '쌓이는 것'이다

세션 후반부에서는 여기어때가 브랜디드 콘텐츠를 넘어 오리지널 콘텐츠와 IP를 만들어 가는 과정도 소개됐다.

여기어때는 수많은 브랜디드 콘텐츠를 제작하며 성과를 쌓아왔지만, 동시에 조회수는 일정 수준에서 정체되고 비용은 계속 증가하는 고민을 경험했다. 그래서 새로운 오리지널 콘텐츠 채널을 만들고, 처음에는 여기어때라는 브랜드를 전면에 드러내지 않는 방식을 선택했다.

궁극적 목표는 채널의 조회수나 구독자 수를 높이는 것이 아니었다. 콘텐츠 자체가 하나의 IP로 성장하는 것. 사람들이 콘텐츠에 참여하고 그 과정에서 여행을 떠올리게 만들고, 그렇게 만들어진 IP를 이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6년 동안 여기어때 송을 쌓아온 것도, 새로운 콘텐츠와 IP를 만드는 것도 같은 방향을 향한다. 브랜드는 한 번의 캠페인으로 완성되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씩 쌓인다.

새로운 캠페인은 시선을 끌 수 있다. 하지만 그 캠페인이 반복되고, 변주되고, 다른 콘텐츠와 연결되면서 하나의 기억으로 남는 순간 브랜드 자산이 된다.

브랜드가 조연으로 물러나 이야기를 앞세우는 접근도 같은 계열이다. 누울리가 가을 캠페인을 12부작 마이크로드라마로 만들면서 브랜드를 조연에 둔 사례가 그렇고, 뉴먼스 오운이 40년 된 기부 구조를 밀레니얼 언어로 다시 진술한 사례도 오래된 자산을 새 세대에 다시 연결하는 작업이다.

마케터가 바꿔야 할 질문

캠페인을 분석할 때 흔히 **'이번 캠페인은 무엇이 새로웠는가'**를 먼저 묻는다. 여기에 하나를 더해야 한다.

'이 캠페인은 우리 브랜드에 무엇을 남기는가?'

당장의 조회수나 화제성은 빠르게 사라진다. 하지만 소비자의 기억에 남은 메시지와 콘텐츠가 다음 캠페인과 연결되고, 시간이 지나 다시 브랜드를 떠올리게 만든다면 그것은 단순한 캠페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능력만큼, 무엇을 남길 것인지 선택하고 그것을 오래 쌓아가는 능력. 6년째 같은 노래를 쓰는 브랜드가 알려 주는 것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드는 법'이 아니라 **'오래가는 브랜드를 만드는 법'**에 가깝다.

자주 묻는 질문

같은 CM송을 오래 쓰면 소비자가 지치지 않나?

여기어때는 매번 소비자 피로도, 경쟁사 대비 경쟁력, 브랜드 인덱스 조사 반응을 확인한 뒤 사용 여부를 결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익숙해서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검증 후 유지하는 구조입니다.

일관성을 유지하면서도 어떻게 새로움을 주나?

메시지와 CM송이라는 중심 자산은 유지하고 모델, 여행지, 캠페인 콘셉트와 장르는 계속 바꿉니다. 올해는 CM송을 시작부터 들려주지 않고 약 10초 뒤 등장하도록 활용 방식만 바꾸기도 했습니다.

여행 플랫폼이 브랜드를 만들기 어려운 이유는?

제품 같은 물성이 없고 독점 상품도 많지 않아 소비자가 브랜드 자체보다 편의성과 혜택으로 선택하기 때문입니다. 여행은 고관여지만 플랫폼 충성도는 낮은 구조입니다.

오리지널 콘텐츠와 IP는 왜 필요한가?

브랜디드 콘텐츠는 조회수가 정체되고 비용이 증가하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궁극 목표는 조회수가 아니라 콘텐츠가 하나의 IP로 성장해 이후 다양하게 활용되는 것입니다.

원문 출처: 모비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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