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붙는 사업계획서와 떨어지는 사업계획서의 차이 — 15년 실무자가 정리한 평가자 판단 흐름 5가지
내용을 다 담았는데 왜 사업계획서가 떨어질까요. 문제→근거→매출 논리→차트→반대 질문까지, 평가자가 판단할 수 있게 사업계획서를 구성하는 5가지 원칙을 정리했습니다.

최근 가장 화제가 된 마케터로 봉화군의 김수성 주무관을 빼놓기 어렵다. 특산품 봉화사과를 알리려고 사비 약 33만 원을 들여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 광고를 걸었고, 그 장면이 공개되자 온라인에서 크게 화제가 됐다. 흥미로운 건 목적이다. 미국에서 사과를 팔려는 광고가 아니었다. ‘봉화사과가 타임스스퀘어에 등장했다’는 사실 자체를 국내 콘텐츠로 쓰려는 것이었다. 그가 산 것은 전광판의 몇 초가 아니라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싶어지는 소재였다. 브루스의 영감노트는 이 사례로 AI 시대 마케터 역량을 묻는다. 모두가 비슷한 도구를 가진 시대에 무엇이 차이를 만드는가.
필자의 회사도 클로드 코드와 코덱스 같은 도구를 쓰고 있다. 그의 팀은 인플루언서를 찾고 협업하는 일을 하는데, 오랜 캠페인으로 쌓인 인플루언서 데이터가 파일과 형식이 제각각이라 제대로 쓰지 못했다. 클로드 코드로 흩어진 데이터를 분류하고 합쳐 약 3일 만에 실무용 인플루언서 DB를 만들었다. 기사 링크만 넣으면 정해진 형식의 모니터링 보고서가 나오는 간단한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몇 년째 ‘언젠가 해야지’ 하던 일이 며칠 만에 끝났다.
그가 느낀 가장 큰 변화는 AI가 일을 대신해 준다는 점보다 생각과 실행 사이의 거리가 급격히 짧아졌다는 것이다. 개발 지식이 없어서, 데이터 정리에 시간이 너무 들어서 포기하던 일을 이제는 생각만 있으면 상당 부분 직접 만들 수 있다.
AI에게 일을 맡긴다는 건 그 일을 몰라도 된다는 뜻이 아니다. 무엇을 입력하고, 어떤 과정을 덜어 내고, 결과물에서 무엇을 검수할지 설명하려면 업무를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원래 이렇게 해 왔으니까’ 반복하던 일과 목적 달성에 필요한 일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AI는 그럴듯한 선택지를 빠르게 내놓는다. 문제는 너무 그럴듯하다는 것이다. A, B, C를 받는 순간 우리는 그 안에서 고르기 시작하고, 10점짜리가 될 수 있었던 D를 떠올릴 기회를 잃는다. 필자는 AI가 생각하는 비용을 낮췄지만 동시에 생각하지 않는 비용도 낮췄다고 말한다. 편한 선택을 반복하다 보면 AI가 만든 평균 안에서만 움직이게 된다.
AI에게 봉화사과 홍보 아이디어를 물으면 타임스스퀘어 광고가 그중 하나로 나올 수도 있다. 중요한 건 누가 먼저 떠올렸느냐가 아니다. ‘해외 광고를 국내에서 화제가 될 콘텐츠로 쓴다’는 맥락을 읽고, 30여만 원을 직접 써서 실행하기로 한 판단이다. 좋은 아이디어는 선택지를 많이 만드는 데서가 아니라 지금 무엇을 선택할지 정하는 데서 완성된다.
결국 제품을 사고, 사람을 뽑고, 브랜드를 좋아하는 것은 사람이다. 판매 대신 관계를 설계하는 AI는 떠올리지 못할 마케팅 아이디어 10가지나, 러너의 기록을 전광판에 올린 호카의 타임스스퀘어 옥외광고도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이다. 모두에게 비슷한 무기가 쥐어질수록 차이를 만드는 건 어떤 생각을 들고 휘두르느냐다.
미국 판매가 목적이 아니라 ‘봉화사과가 타임스스퀘어에 등장했다’는 사실을 국내 화제 콘텐츠로 쓰려는 것이었습니다. 약 33만 원으로 이야기할 소재를 산 셈입니다.
자기 업무를 설명할 수 있을 만큼 이해하는 것, 그리고 AI가 내놓은 그럴듯한 선택지 밖을 보고 지금 무엇을 할지 판단하는 능력입니다.
AI에 묻기 전에 자신의 첫 아이디어를 먼저 적어 두고, 낯선 요소를 연결해 보는 연습이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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