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2B 전시회는 개막 전에 절반이 끝난다 — 바이어를 부스로 부르는 사전 영업과 그날 밤의 메일
부스를 차려 놓고 기다리는 B2B 전시회는 허탕으로 끝나기 쉽다. 신제품 공개 범위 조절, 사전 미팅 예약, 1천 원짜리 가면, 당일 메일까지 B2B 전시회 마케팅 실전 노하우를 정리했다.

"파자마 입고 아침에 로그인했는데, 누가 나한테 100달러를 결제한 게 보였다. 충격이었다. 진짜로 기뻐서 춤을 췄다."
이스라엘의 마르 슐로모(Maor Shlomo), 서른한 살. 그가 만든 것은 코드를 쓰지 않고 말로 설명하면 앱이 만들어지는 도구였다. 첫 매출은 14만 원이었고, 여섯 달 뒤 그 회사는 8천만 달러(약 1,100억 원)에 팔렸다. 성과 연동 추가 지급은 별도였다.
여섯 달이라는 기간이 먼저 눈에 걸린다. 그런데 더 볼 대목은 그 여섯 달 동안 그가 무엇을 하고 무엇을 안 했는지다. 1인 기업 자동화의 실제 구조가 거기 있다.
2025년 2월, 그는 웹앱을 만드는 도구 베이스44(Base44)를 내놨다. 출시 3주 만에 사용자 1만 명, 6개월 만에 25만 명. 광고 예산은 0원이었다. 2025년 6월 18일, 이스라엘의 웹사이트 제작 회사 위즈(Wix)가 현금 8천만 달러에 이 회사를 사들였다.
매각 직전인 5월 한 달 순이익이 18만 9천 달러였다. 고성능 언어모델 사용료를 다 내고 남은 돈이다. 적자를 감수하며 몸집을 키우는 흔한 방식이 아니라 처음부터 흑자였다는 뜻이다.
다만 이 흑자에는 조건이 하나 붙어 있었다. 사용자가 앱을 만들 때마다 AI 사용료가 나가는 구조여서, 사용자가 늘면 원가도 함께 늘어난다. 이 조건이 나중에 무슨 일을 만드는지는 뒤에서 다시 나온다.
2025년 초, 그는 파트너와 태국을 여행 중이었다. 타투 아티스트인 그녀에게 작업을 소개할 홈페이지가 필요했고, 그가 만들어주려 했다. 그런데 기존 도구로는 답답했다. 원하는 모양을 만들려면 결국 코드를 손대야 했다.
그때 떠오른 문장이 이랬다. "언어모델이라면 이걸 만들 수 있을 텐데."
거창한 시장 분석이 아니었다. 1,100억 원에 팔린 회사의 출발점은 연인의 홈페이지 하나였다. 우리는 보통 반대로 한다. 시장 규모를 계산하고, 경쟁 구도를 그리고, 사업계획서를 쓰고, 그다음에 만든다. 그 순서로는 "연인 홈페이지가 안 만들어져서 답답하다"는 신호가 걸러진다. 너무 작아 보이니까. 그런데 자기가 직접 겪은 답답함은 시장 조사보다 정확하다. 최소한 사용자 한 명은 확실하게 있다.
초기 사용자를 어떻게 모았느냐는 질문에 그의 답이 이렇다. "친구들한테 써보라고 애원했다. 진짜로 그 옆에 앉아서, 쓰는 걸 보면서 뭐가 깨지는지 지켜보고, 그 자리에서 고쳤다." 그렇게 첫 열 명을 모았다.
AI로 자동화해 성공한 이야기의 시작이 가장 원시적인 수동 노동이었다는 점이 눈에 걸린다. 사용자 옆에 앉아 있는 일은 자동화할 수 없다. 자동화는 그다음 순서다. 순서를 거꾸로 하면, 아무도 안 쓰는 것을 아주 효율적으로 만들게 된다.
그는 최소기능제품이라는 통념도 더는 믿지 않는다고 말한다. "최소기능제품은 이제 별로 안 믿는다. 사람들 주의력이 너무 짧다. 진짜로 쓸 소수를 위해 제대로 된 걸 만들어라." 한 번 실망한 사용자는 다시 오지 않기 때문이다.
마케팅은 링크드인이었다. 매일 개발 과정을 공개했는데, 잘된 것만 올린 게 아니다. "실패, 배운 것, 숫자를 숨기지 않고 공유했다"고 한다.
그다음이 영리하다. 자기가 만든 것을 공유한 사용자에게 추가 사용량을 줬다. 사용자가 자기 작품을 자랑하면 그게 곧 광고가 됐다. 비용이 아예 없었다는 뜻은 아니다. 사용량으로 지급한 만큼 AI 사용료는 나갔으니, 정확히는 광고 대신 자기 원가와 매일 공개하는 수고를 쓴 것이다.
부탁하지 않았는데 낯선 사람이 대신 알리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다. "사람들이 정말로 내가 성공하기를 바랐다. MIT에 있는 누군가는 자기가 거기서 소문을 내고 있다고 편지를 보내왔다." 매일 실패와 숫자를 공개한 값이 여기서 돌아왔다.
여기가 가장 쓸 만한 대목이다. 그는 AI에게 코드를 대신 쓰게 하는 데서 멈추지 않았다.
"내 시간의 20~30%를 코드 쓰는 게 아니라 사업을 자동화하는 데 쓴다." 그리고 이렇게 설명한다. "자동화할 수 있는 건 다 자동화했다. 언어모델이 코드 대부분을 쓸 수 있도록 코드베이스 구조를 짰다."
이 문장은 두 번 읽을 만하다. 사람이 읽기 좋게가 아니라 AI가 쓰기 좋게 구조를 짰다는 것이다. 그래서 타입 검사 도구를 일부러 쓰지 않았다고 한다. 개발자에게는 안전장치지만 언어모델에게는 걸림돌이라고 본 것이다.
용도별로 모델을 나눈 것도 실무적이다. 화면 작업과 로직 작업에 서로 다른 모델을 배분했다. 하나의 AI에 전부 맡기지 않고 각자 잘하는 일에 나눈 것이다. AI 에이전트로 여행사를 만든 사례에서도 같은 결론이 나왔다는 점이 흥미롭다.
집중을 지키는 방법도 도구로 해결했다. 방해 요소를 차단하는 프로그램을 썼고, 콘텐츠와 게시물을 관리하는 내부용 앱은 자기 제품으로 직접 만들어 썼다.
창업자에게 주는 조언은 한 줄로 압축된다. "시간의 최소 50%는 자기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에 쓰라."
제품을 만들 때 그가 잡은 기준은 "API 키 없이도 최대한 많은 기능을 쓸 수 있게 한다"였다. 쉽게 말해 뭘 만들려면 이 서비스에 가입하고 저 서비스를 연결하고 열쇠를 발급받아야 하는 과정을 전부 감췄다.
이유는 이렇다. "아주 기술적인 사람이라도 정작 시간을 쓰고 싶은 건 만드는 일이지, 여러 서비스에 가입해서 이어붙이는 일이 아니다."
이 관점은 마케팅 조직에도 그대로 옮겨진다. 새 도구를 도입할 때 직원들이 실제로 막히는 지점은 기능이 아니라 준비 과정인 경우가 많다. 계정 만들고 권한 받고 연동하는 데서 지쳐 결국 안 쓰게 된다.
대표 입장에서 가장 실용적인 조언은 이것이다. "누구보다 잘 아는 분야가 있는가? 특정 집단이나 고객층에 접근할 수 있는가? 예를 들어 내가 의사들과 일해봤다면, 이제 의사를 위한 플랫폼을 만들 수 있다. 그걸 시도하는 평균적인 사람보다 유리한 지점이다."
도구가 싸지면 아이디어의 값도 같이 낮아진다. 남는 건 도메인 지식과 고객 접근성이다. 특정 업종 사람들과 오래 일해온 대표에게는 이제 그 경험 자체가 자산이 된다. 만드는 비용이 0에 가까워졌으니까.
공식 발표는 초기 대가 8천만 달러였다. 여기에 2029년까지 성과 연동 추가 지급이 붙었고, 매각 시점 8명이 된 팀에게는 2,500만 달러 규모 잔류 보너스가 따로 있었다. 초기에는 그 한 명이었고 첫 채용은 매각 약 한 달 반 전이었다.
그다음이 반전이다. 보도에 따르면 베이스44의 연간반복매출은 인수 9개월 뒤 1억 달러를 넘었고, 11개월 뒤에는 1억 5천만 달러가 됐다. 위즈 분기보고를 근거로 한 보도로는 슐로모가 받을 돈도 총 1억 5천만 달러 궤도까지 올라갔다.
그런데 같은 기간 위즈의 주가는 2026년 들어 약 50% 하락했다. 시가총액은 22억 달러로 4년 만의 최저치가 됐다. 1분기 실적 발표일에는 하루에 27%가 빠졌다.
원인은 실패가 아니라 너무 잘돼서였다. 앞에서 짚어둔 조건이 여기서 터진다. 사용자가 적을 때는 흑자였지만 규모가 커지자 구조가 뒤집혔다. 2026년 초 베이스44의 총마진은 사실상 0%였다. 사용자가 앱을 만들 때마다 나가는 AI 사용료가 받는 요금과 거의 같았다.
위즈는 성장을 밀어주려고 돈을 부었다. 2026년 1분기에 고객 확보에 약 9천만 달러, 슈퍼볼 광고 제작·구매에 약 2,400만 달러를 썼다. 그 분기 매출은 5억 4,120만 달러로 14.3% 늘었는데 회사는 손실로 돌아섰다. 게다가 베이스44가 위즈의 기존 제품을 잠식하고 있다는 사실도 실적 발표에서 인정됐다.
인수 11개월 만에 연환산 반복매출 1억 5천만 달러가 된 회사를 8천만 달러에 팔았다면 헐값 아닌가. 같은 분야 경쟁자들의 기업가치는 자리 수가 다르다.
그런데 반대쪽 근거가 더 무거워 보인다. 첫째, 마진이 0%였다. 성장하면 성장한 만큼 현금이 빠지는 구조였고 이걸 버티려면 큰 자본이 필요했다. 둘째, 8천만 달러가 끝이 아니었다. 성과 연동으로 총 1억 5천만 달러 궤도가 됐다. 위험은 넘기고 상방은 남겨둔 구조다. 셋째, 피는 인수자가 흘렸다. 넷째, 종이 위 기업가치는 종이다. 투자 라운드에서 매겨진 값은 그 가격에 실제로 팔아본 값이 아니다.
정리하면 그는 값을 극대화하지 않았다. 대신 시점을 맞췄다.
그는 맨손으로 시작한 무명이 아니었다. 그 전에 100명 규모 회사를 7년 운영한 경험이 있었고, 이스라엘군 정보부 출신 인맥과 이름값이 있었다. 링크드인 공개 개발이 먹힌 것도 이미 알려진 창업자였기 때문이다. 인수자 위즈도 같은 이스라엘 회사다.
이 조건들을 빼고 "여섯 달에 1,100억"만 가져가면 오독이다. 다만 그가 남긴 실무 구조 — 자기가 겪은 문제에서 출발하고, 초기 사용자 옆에 직접 앉고, AI가 다루기 좋게 시스템을 짜고, 역할별로 모델을 나누고, 준비 과정을 제품에서 없애는 것 — 은 규모와 무관하게 옮겨 쓸 수 있다.
여러 인터뷰와 보도를 교차 참고해 재구성했다.
2025년 6월 위즈에 현금 8천만 달러(약 1,100억 원)에 매각됐고, 2029년까지 성과 연동 추가 지급이 붙어 총 1억 5천만 달러 궤도까지 올라간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링크드인에 매일 개발 과정을 실패와 숫자까지 공개하고, 자기가 만든 것을 공유한 사용자에게 추가 사용량을 줬습니다. 사용자의 자랑이 곧 광고가 되는 구조였습니다.
코드를 AI에게 맡기는 데 그치지 않고, 언어모델이 코드 대부분을 쓸 수 있도록 코드베이스 구조 자체를 AI 친화적으로 짰습니다. 시간의 20~30%를 이 사업 자동화에 썼습니다.
베이스44의 총마진이 사실상 0%였기 때문입니다. 사용자가 앱을 만들 때마다 나가는 AI 사용료가 받는 요금과 거의 같아, 매출이 늘수록 현금이 빠지는 구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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