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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마케팅

쏘카와 삼쩜삼이 시행착오 끝에 찾은 진짜 'AI 격차' — 도구가 아니라 축적이었다

쏘카와 삼쩜삼이 시행착오 끝에 찾은 진짜 'AI 격차' — 도구가 아니라 축적이었다

쏘카 이우철 프로덕트 리드와 자비스앤빌런즈 김보경 삼쩜삼 마케팅 리드가 한자리에 모였다. 화두는 하나였다. "대표 서비스를 넘어선 플랫폼은 어떻게 다음 성장을 만드는가."

두 회사의 규모는 단단하다. 쏘카는 전국 5,000여 개 쏘카존, 2만여 대 차량, 1,000만 명 넘는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삼쩜삼은 가입자 2,450만 명, 누적 환급 신청액 2조 760억 원이다. "세금 환급" 하면 삼쩜삼을 떠올린다는 응답이 70%, 이름을 들어봤다는 응답은 90%다. 김보경 리드는 이 인지도를 "설명 비용이 들지 않는 자산" 이라고 정의했다.

이날 대담에서 가장 눈길을 끈 건 AI를 얼마나 잘 썼는가가 아니라 어디서 실패했는가를 다룬 대목이었다. 두 사람의 실패담은 서로 다른 산업에서 나왔는데 같은 지점을 가리켰다.

100명이 100가지 서비스를 만들고 있었다

쏘카는 올해 초 전사 신사업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었다. 파격적인 포상금을 걸자 아이디어와 제품이 쏟아졌다. 그런데 이우철 리드가 결과물을 점검하며 본 장면은 100명의 구성원이 제각기 다른 100가지 서비스를 만들고 있는 상태였다.

모두가 AI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환경은 갖춰졌지만, 제품을 보는 관점과 이해도가 저마다 달라 결과물도 파편화됐다.

해법은 새 도구가 아니라 표준이었다

쏘카의 답은 디자인 시스템이었다. 버튼의 형태와 색상, 폰트 크기, 여백을 회사 차원에서 규격화한 부품 상자다. 전년부터 준비하던 작업을 서둘러 마무리해 전사에 배포했고, AI가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는 구조로 재설계하자 누가 무엇을 개발하든 쏘카의 정체성이 담긴 결과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효과는 속도로 나타났다. 최근 출시한 신규 서비스는 PM 1명과 개발자 1명이 한 달 만에 프론트엔드 UI부터 어드민, 백엔드, 데이터베이스 설계까지 끝냈다. 단순 프로토타이핑은 몇 시간, 일관된 UI를 갖춘 완성형 서비스도 며칠이면 되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더 인상적인 건 예약 캘린더 UI였다. 이 기능을 구현한 사람은 개발자가 아니라 마케터였다. 디자인 시스템을 바탕으로 AI에게 코드를 쓰게 한 뒤 예약 유도 문구와 함께 실제 서비스에 적용했다. 이전이라면 개발팀 요청 목록에서 우선순위에 밀려 사라졌을 일이다.

누구에게 보낼지는 맡겼고, 무슨 말을 쓸지는 못 맡겼다

삼쩜삼은 반대 방향에서 출발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삼쩜삼의 핵심 신규 유입 창구는 기존 이용자 대상 알림톡과 앱 푸시다. 문제는 자주 보내면 알림 차단이 늘고, 뜸하게 보내면 경쟁사로 이탈한다는 것이었다. 지난해까지 전략 회의에서 가장 길게 논의되던 난제였다.

올해 삼쩜삼은 타깃 선별을 확률 모델에 전면 위임했다. 이용자별로 지금 메시지를 받으면 반응할 확률을 실시간 계산해 높은 순서대로 발송하고, 그 결과가 다시 학습 데이터로 쌓인다. 무작위 발송 대비 퍼포먼스는 6배 차이가 났다.

김보경 리드가 주목한 건 6배라는 수치가 아니었다. 누구에게 보낼 것인가를 두고 길게 이어지던 회의가 사라졌다는 점, 즉 타기팅은 기계가 맡고 사람은 목표와 기준을 설계하는 역할로 옮겨 갔다는 변화였다.

그런데 메시지 내용은 달랐다

무슨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가는 전혀 다른 양상이었다.

세무 분야 특성상 법령 내용에 오류가 생기면 곧바로 컴플라이언스 문제가 된다. AI가 생성한 블로그 콘텐츠에서 그럴듯한 오답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지금 삼쩜삼은 AI가 쓴 글을 고객에게 전달하기 전 법무팀 기준의 사실관계 검증을 반드시 거치게 하고 있다.

더 큰 난관은 퍼포먼스·CRM 광고 소재였다. 같은 환급 대상자여도 개인의 상황과 니즈는 천차만별인데 AI는 자꾸 뻔하고 일반화된 메시지를 내놨다. 실제 A/B 테스트에서도 숙련된 마케터가 기획한 소재가 AI 소재를 지속적으로 압도했다.

두 회사의 해법이 일치한다

쏘카가 디자인 시스템을 규격화해 배포했듯, 삼쩜삼도 세그먼트 상세 정의와 과거 이력, 좋은 성과를 낸 소재의 성공 요인을 AI가 학습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으로 시스템을 개편하고 있다.

더 성능 좋은 모델로 교체한 게 아니다. 이미 회사가 갖고 있던 노하우를 기계가 읽을 수 있는 형태로 정리한 것이다.

실무자 관점: 격차는 축적의 밀도에서 벌어진다

강력한 도구가 모두에게 화폐처럼 주어지는 순간, 경쟁력의 격차는 도구 자체에서 발생하지 않는다. 회사가 무엇을 축적해 왔고, 그것을 기계가 읽을 수 있는 형태로 얼마나 밀도 있게 정리해 뒀는지에서 갈린다.

이 관점에서 보면 마케터의 소재가 AI 소재를 계속 이겼다는 사실은 AI의 무능을 뜻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마케터의 노하우와 직관이 아직 회사 시스템 어디에도 문서화되지 않았다는 증거다. 이건 개인의 자산이지 회사의 자산이 아니다.

역할을 명확히 나눠야 결과가 좋아진다는 관찰도 같은 맥락이다(AI가 쓴 글을 계속 고치게 되는 이유 — 문장이 아니라 역할이 겹쳤다). 그리고 콘텐츠 파이프라인을 실제로 구축한 사례에서도 결론은 같았다 — 도구가 아니라 입력값과 기준이 품질을 만든다(AI 콘텐츠 워크플로를 처음부터 만드는 법 — 완성본에서 거꾸로 설계한다).

진입장벽이 낮아진 건 경쟁사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AI가 경쟁사 진입장벽만 없앤 게 아니다 — 내 장벽도 같이 사라졌다). 도구가 평준화되면 남는 차이는 하나다. 머릿속에만 있는 것을 시스템으로 옮겨 놓았는가.

김보경 리드는 마케터의 본업을 "소비자의 심리를 읽어내고 이를 데이터로 검증하는 일"이라고 정의했다. AI 시대에도 이 본질은 변하지 않고, 다만 검증 속도가 비약적으로 빨라졌을 뿐이라는 말이 이날 대담의 결론이었다.

자주 묻는 질문

쏘카는 AI 결과물의 파편화를 어떻게 해결했나?

새 AI 도구가 아니라 디자인 시스템을 표준으로 배포했다. 버튼·색상·폰트·여백을 규격화하고 AI가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는 구조로 재설계하자 누가 만들어도 일관된 결과물이 나왔다.

삼쩜삼의 확률 모델 성과는 어느 정도였나?

이용자별 반응 확률을 실시간 계산해 발송 순서를 정한 결과, 무작위 발송 대비 퍼포먼스가 6배 차이 났다. 더 중요한 변화는 '누구에게 보낼까'를 논의하던 회의가 사라진 것이다.

AI가 사람을 이기지 못한 영역은?

메시지 내용이다. 세무 법령에서 그럴듯한 오답이 빈번해 법무팀 검증이 필수가 됐고, 퍼포먼스·CRM 소재 A/B 테스트에서는 숙련된 마케터의 기획이 AI를 지속적으로 앞섰다.

AI 시대에 경쟁력의 격차는 어디서 생기나?

도구가 아니라 축적의 밀도에서 생긴다. 회사가 쌓아 온 기준과 노하우를 기계가 읽을 수 있는 형태로 정리해 뒀는지가 결과를 가른다.

원문 출처: 모비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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